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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평보이 제공 LIMITED EDITION 노반장 숙차 시음기

무한대자유 2019. 3. 2. 16:59

무설자의 에세이 숙차 시음기 1810

대평보이 제공 LIMITED EDITION 노반장 숙차 시음기

-노반장 모료로 숙차를 만들다니...   


대평보이에서 노반장 모료로 만든 숙차를 보내왔다.

노반장이라면 생차로 만들어도 모자랄 판인데 숙차를 만들다니...

이 차를 소개한 대평님도 말이 안 된다며 그 글에 댓글을 붙인 사람에게 선물로 소량을 보내왔다.


그야말로 댓글로 공덕을 지어 받은 차복이라 할 수 있다.

노반장 모료로 숙차를 만들 수는 있어도 가격을 생각하면 구매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 대평님도 단언한다.

숙차...노반장 모료로 만들었지만 설마를 앞에 붙여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숙차의 한계...

악퇴발효 과정을 통해서 차의 산지별 특성이 흩어져서 차맛에 집중해서 음미하기가 아깝지요.

굳이 노반장 숙차로 만든다면 오리지날 모료가 아닌 주변의 차로 만들 수는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숙차는 오리지날 노반장 모료이기에 대평님이 어렵사리 구한 차를 보내신 것이죠?


대평님이 운남에서 특송한 차를 풍경님의 수고로 제 손에 들어 왔습니다.

댓글로 지은 공덕으로 받게 된 노반장 숙차...차복을 받았습니다.




잘 닦은 개완에 4g을 담았습니다.

귀한 차이니 함께 마실 茶客이 있으면 마실 참입니다.

귀한 분이 오시면 내놓을 차도 있어야 하니까요. ㅎㅎㅎ



지난한 과정을 거쳐 바싹 마른 찻잎을 따신 물을 부어서 적셨습니다.

물을 머금어야 속을 제대로 내어 보이겠지요.

연두색 찻잎이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요?



숙차의 검붉은색이 아닌 홍차의 부드러운 갈색을 보여줍니다.

과발효가 되어 마시기 어려운 차가 되지 않을까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지켜 보았을까요?

탕색을 보니 중발효차가 아닌 경발효차로 제다를 한 모양입니다.



세탕을 우려내고 엽저를 살핍니다.

아직 녹색이 비치는 엽저도 있으니 6분발효 정도가 되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중발효 숙차를 좋아하지만 생차의 속성을 살리려면 경발효차가 좋다합니다.



찻물을 입에 머금으니 부드럽고 묵직한 탕이 입안에 그득하게 담깁니다.

찻물이 목으로 넘어가자 마자 쓴맛이 잇몸으로 전해지면서 침이 고입니다.

苦盡甘來, 단침이 돌면서 나도 노반장이라 전해 오는 듯 합니다.


노반장 생차가 주는 생동감은 사그러들었지만 부드러운 맛에 쓴맛이 담겨 전해오는 맛이 일품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중발효 숙차라면 어땠을까 기대치를 상상해서 올려 봅니다.

생차의 기운이 남아 있지만 숙차의 포만감으로 섞여 버린 아쉬움이 남습니다.


생차는 생차대로, 숙차는 숙차대로 가는 길이 다르다고 봅니다.

경발효차로 두 차의  경계를 흩어 버리지 않나는 저의 판단입니다.

제 취향은 그렇지만 생차를 즐기는 분들은 중발효 숙차는 패쓰하지만 경발효로는 마시더군요 ㅎㅎㅎ


한데...이 차는 모료가 주는 힘인지 모르지만 '크리미한 노반장'이라 할 매력이 있습니다.

노반장차만이 가진 특징을 담아낸 숙차...50g의 한정된 양이 주는 절실함이라고 할까요?


대평님, 귀한 차를 마시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무 설 자

출처 : 무설지실 / 無說之室
글쓴이 : 무설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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