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산회상도(靈山會相圖) - 해인사 영산회상도, 1729년, 비단 채색
석가모니불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석가여래의 전기를 도상화한 팔상도(八相圖)와
인도의 영취산에서<묘법연화경>을 설하시는 장면을 묘사한 영산회상도이다.
영산회상은 <법화경>을 설하는 회상이며, 영산회상도는 <법화경>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법화경 변상도’이다.
영산회상도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가장 많이 조성된 불화로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 대웅전과 대웅보전에는
반드시 이 불화를 후불탱화로 봉안한다.
영산회상도는 석가세존이 인도 마가다국 수도 왕사성을 둘러싼 5대산 가운데 하나인 영취산에서 제자들에게
‘법화경’을 설법한 모임을 도상으로 표현한 것으로 석가모니불화의 대표적인 도상이다.
고려시대부터 크게 유행되기 시작한 ‘법화경’ 신앙은 조선시대에는 더욱 확대되었으며,
그 여파로 조선시대 중기 이후부터는 각 사찰의 대웅전에 영산회상도가 걸리기 시작하였다.
중앙의 높은 연화대 위에 통견의 법의를 걸치고 항마촉지의 수인에 결가부좌한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보살과 성문 제자들로 조성된다. 육신은 비록 입멸하였지만 법신은 항상 영취산에서 <묘법연화경>을 설하며
영산회상을 이루는 장면으로 조성되고 있는데, 윤회하는 삶에서 해탈의 법을 얻어 여래의 세계에
도달하고자 하는 염원을 도상으로 나타내고 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등장하는 불화의 구도는 크게 두 가지 형식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석가모니부처님과 협시보살, 시방불, 제자, 천룡, 팔부중, 사천왕 등이 등장하는 그림으로
영산회상도의 전형을 나타내는 도상이다. 영산회상도의 등장 인물 배치구도를 분석하면
우선 중앙의 수미단으로 조형된 연화대좌 위에 석가여래를 배치하는데,
그 모습은 결가보좌에 항마촉지의 수인을 취하고 있다.
좌우로는 측근 협시보살로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배치하는 경우가 가장 흔한 구도이다.
이러한 배치 형식은 ‘화엄경’과 ‘법화경’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화엄경’에서는 법신불인 비로자나불과 화신불인 석가모니불 두 분 모두가
문수와 보현을 협시보살로 설하고 있다.
흥국사 후불탱화를 비롯하여 현존하는 대부분의 영산회상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형식으로는 좌우로 과거불인 제화갈라보살(정광불)과 미래불인 미륵불인 미륵보살을
협시로 배치하는 이른바 수기삼존을 구서하는 경우도 있다.
불국사 대웅전의 후불화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러한 배치 형식은 응진전의 후불탱화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구도이다.
이들 측근 협시보살이외에 4,6,8,10,12 또는 그 이상의 보살들을 좌우대칭으로 배치하는데 이 경우 ‘법화경’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문수, 보현, 관음,미륵, 약와, 묘음, 무진의, 상정진 보살 등 8대 보살을 묘사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여기에 부처님의 10대 제자도 등장한다.
두타제일 대가섭, 다문제일 아난, 지혜제일 사리불, 해공제일 수보리, 설법제일 부루나, 신통제일 대목건련,
천안제일 아나율, 논의 제일 마하가전연, 지계제일 우바리, 밀행제일 라후라
제자들의 인상착의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는
가섭존자는 노인의 모습으로 흰 눈썹을 다소 길게 그리며,
아난존자와 라후라존자는 청년의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영산회상도에서 불,보살과 10대제자를 보호하는 신장으로서 사천왕을 빼놓을 수 없다.
사천왕은 부처님이 상주하시는 수미산의 사방을 수호하는 자들이기 때문에
그림의 사방 외곽 모서리에 각각 한 분씩 배치 묘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화면 하단의 좌우 이곽에 두 명씩 배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사천왕의 모습은 각각의 방위를 상징하는 지물을 손에 든 것이 특징인데 그 구별은 다음과 같다.
동방천왕 - 지국천왕 - 비파를 든 모습
남방천왕 - 증장천왕 - 보검을 든 모습
서방천왕 - 광목천왕 - 용을 잡은 모습
북방천왕 - 다문천왕 - 보탑을 든 모습
영산회상도에는 또 다른 수호신중으로서 팔부중이 등장한다.
팔부중은 팔부신중 또는 천룡팔부중이라고도 부른다. 석가모니불화에 등장하는 팔부신중은
불법을 수호하는 불타팔부중으로 그 종류와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천(天) : 천계에 거주하는 제신의 한 분이다. 욕계(欲界), 무색계(無色界)에 상주하는
모든 천신의 제왕으로서, 보살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②용(龍) : 물 속에 살면서 바람과 비를 오게 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서 호국의 선신이자 팔대용신의 총칭이다.
대개 용의 머리와 인간의 몸으로 묘사된다.
③야차(夜叉) : 고대 인도신화에서 어린이를 잡아먹는 악신이었으나, 부처님께 조복(調伏)을 받고 인간을 도와
이익을 주는 불법을 수호하는 신이 되었다. 일두삼면(一頭三面)의 창, 칼, 활 등을 가진 모습으로 묘사된다.
④건달바(乾闥바) : 인도신화에서는 천상의 신성한 물 소마Soma를 지키는 신,
그 소마는 신령스런 약으로 알려져 왔으므로 건달바는 훌륭한 의사이기도 하며,
향만 먹으므로 식향(食香)이라고도 한다. 주로 악기를 든 악신(樂神)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⑤아수라(阿修羅) : 인도신화에서 다면(多面), 다비(多費), 즉 얼굴도 많고 팔도 많은 악신으로 묘사되었으며,
불교에 귀의하여 조복(調伏)을 받고 선신으로 변신하였다. 손에 병장기를 든 모습으로 묘사된다.
⑥가루라(泇樓羅) : 새벽 또는 태양을 인격화한 신화적인 새로서 금시조(金翅鳥)라고도 부른다.
용을 잡아먹으며, 사람의 몸에 새의 머리로 묘사된다.
⑦긴나라(緊那羅) : 가무의 신으로 짐승, 또는 새나 사람의 모습을 취한다. 때로는 말의 머리로 표현되기도 한다.
⑧마후라가(摩후羅泇) : 사람의 몸에 뱀의 머리를 가진 음악의 신,
땅 속의 모든 요귀를 쫓아내는 임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삼세불화 - 용주사
삼세불 탱화는 3세계의 주불로 항마촉지인을 취하고 있는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불,
좌우에 약합[不死藥]을 쥐고 있는 동방만월세계의 약사유리광불, 구품인의 수인을 취하고 있는
서방극락세계의 아미타불을 모신다. 대표적 협시보살로는 석가모니의 문수와 보현, 약사불의 일광과 월광,
아미타불의 관음과 세지보살이다. 합하여 삼세여래육광보살이라 한다.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미륵보살과 갈라보살이 협시하기도 하는데,
갈라보살은 정광여래로서 과거불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미륵보살은 미래에 성불할 분으로 미래불이기 때문이다.
부처의 진리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과 일체 공간에 걸쳐 두루 존재한다고 본다.
이처럼 깨달음의 법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석가모니 이외에
여러 부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상에서 조성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삼세불화는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용주사의 삼불회도이다.
용주사 사적에 의하면 대웅전의 삼세여래도를 연풍 현감을 역임한 김홍도가 그렸고,
삼장탱화는 화원 민관이, 하단탱화는 화원 상겸이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도화서 소속의 화원들이 대거 참여하여 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용주사 대웅전의 삼불회도는
조선시대에 제작된 일반적인 탱화기법과는 두드러지게 상이한 일품을 자아낸다.
무엇보다도 불화의 일반적인 표현기법인 필선 위주의 인물묘사기법으로부터 과감히 탈피하여
채색에 의한 선염법이 강하게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의습과 신체묘사에 명암과 입체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전반적인 색조도 동시대의 불화와는 색다른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3. 삼신불화 - 갑사
화엄종의 삼신불관(三身佛觀)에서 유래하였다. 생신(生身) 또는 색신(色身)이라는
성불 이전의 몸과 연기의 법을 깨달은 각자(覺者)로서의 불신(佛身),
즉 법신(法身)의 이신불(二身佛)사상이 점차 발전되어 대승불교시대인 세친 때부터
법신(法身), 보신(報身),화신(化身)의 삼신불(三身佛)사상으로 변모하게 된 것으로,
삼신불화는 법신 비로자나불, 보신 노사나불, 화신 석가모니의 영산회도 등이다.
삼신불화는 화엄사상을 상징하는 그림으로서 불교회화사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삼신불은 진리의 본체인 법신과 인과에 따라 나타나는 정토의 불인(佛因)인 보신과 진리가 변화되어
사바세계에 나타나는 석가불 같은 화신 등인데, 이들은 법(法)으로 하나가 되지만 나누어지면 셋으로 되는,
즉 진리는 하나이면서 셋이요, 셋이면서도 하나인 이른바 삼신즉일불(三身卽一佛)이요 일불즉삼신(一佛卽三身)의 관계에 있다.
삼신불화는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의 이른바 삼신불을 모신 대적광전에 봉안하는 탱화이다.
삼신볼화의 구도는 한 폭에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을 모두 그리기도 하고,
각기 세 폭으로 나누어 그리기도 한다.
삼신불의 배치는 중앙에 법신 비로자나불화, 왼쪽에 보신 노사나불화, 오른쪽에 화신 석가모니불화를 배치한다.
4. 화엄불화
화엄불화는 화엄경의 설법 내용을 도상으로 표현한 그림으로 화엄경의 내용을 압축하여 묘사하였기 때문에
‘화엄경변상도’라고도 부른다. 화엄탱화의 구도는 신역(新譯) 『화엄경』의 7처(處)8회(會)의 설법 내용이
묘사되기 때문에 모두 아홉 장면으로 구성된다.
5. 팔상도(八相圖) - 통도사 영산전 팔상도, 견본채색, 1740년
팔상도는 여래본행지도라 하며 석가모니의 전기를 여덟 장면으로 집약하여
도상으로 나타낸 불전도(佛傳圖)를 일컫는다.
석가모니의 전생에서 입멸(入滅)까지의 생애는 그 교법(敎法)과 함께 수세기에 걸쳐서 편찬되었으며,
신화적 ․ 전설적 내용이 첨가되어 다양한 종류의 부처님 전기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전기를 도상으로 표현한 불전도는 석가모니에 관한 각종 신비스러움이 전설화된 형태로 탑과 전각에 나타나다.
팔상이란 강도솔, 탁태(託胎), 강탄(降誕),출가(出家), 항마(降魔), 성도(成道), 설법(說法), 열반(涅槃)을 말한다.
고대 인도의 초창기 불교에서는 석가모니의 모습을 직접 묘사하지 않고
불복적, 보리수, 법륜 등 상징적인 사물로 표현하였는데, 이후 간다라 시대에 이르러 석가모니의 표현도
행하여지고 불화에도 그 모습이 등장하게 된다.
첫 번째 도솔래의상도(도率來儀相圖) -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장면
석가모니의 전신인 일생보처(一生補處)로서의 호명보살이 도솔천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그려지고,
가비라성 정반왕궁에서 석존이 마야부인께 입태(入胎)하는 모습이 묘사된다.
부처가 도솔천에서 내려왔다는 것은 전생의 선업을 나타낸 것이고,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진 흰 코끼리를 타고 온 것은 6바라밀을 실천하여 세상을 희고 깨끗하게 할 것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마야부인이 입태하기 전 태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묘사된다.
이 때 바라문이 이르기를, “반드시 태자를 잉태할 것이며 훗날 출가를 하면
정각을 이루어 삼계중생을 제도할 것” 이라 하였다 한다.
두 번째 비람강생상도(毘藍降生相圖) -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는 장면
석가 탄생의 모습과 그 의미를 나타내고, 석가 출생을 둘러싼 가비라성 정반왕궁의 동정을 묘사한다.
태자가 땅에서 솟아오른 연꽃을 밟고서 일곱 발자국을 걸어가 왼손은 하늘을, 오른손은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이라고 하였다는 설화 내용을 도상화한다.
세 번째 사문유관상도(四門遊觀相圖) - 사방문 밖에 나가 관찰하는 장면
석존이 성장하여 궁중에서 호화로운 향락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으나 생로병사에 대한 인생고에
깊은 고뇌를 느끼게 되면서 그에 대한 해답을 구하고자 궁성의 동서남북 4대문을 통하여
바깥 동정을 살핀다는 설화 내용을 도설한다. 태자가 4문을 나가서 중생들의 삶을 보게 되는데,
동문으로 나가서는 백발머리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허리를 구부린 모습을 보고
노고(老苦)에 대해 고뇌하는 광경이 묘사된다.
서문으로 나가서는 상여와 상복을 입은 상주의 모습과 일반 대중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표현하여
죽음의 고뇌가 무엇인가를 태자로 하여금 일깨워 주는 그림을 그린다.
남문으로 나가서는 돗자리 위에서 간병인의 보호를 받고 있는 병든 사람을 보게 되는데,
병 치료를 위해 약 달이는 장면을 넣어 태자가 병고(病苦)의 고뇌를 직접 목격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북문에서는 세속을 떠난 수행자를 만나게 되고, 평온한 수행자의 모습에서
그는 수행생활만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임을 알고 출가를 결심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이와같이 사문유관상도는 싯다르타 태자가 4대 성문을 돌아보고 생로병사의 고뇌를 실감하고
출가하여 수도승이 될 것을 결심한 심경을 묘사한다.
네 번째 유성출가상도(逾城出家相圖) - 성을 넘어 출가하는 장면
싯다르타 태자가 사문유관에서 생로병사의 고뇌를 깨닫고 출가할 결심을 한 이후
그 출가를 실행하는 장면을 묘사한다. 한편으로 부왕이 삼시전(三時殿)을 지어 태자가 즐기도록 하고 있으며,
갖은 향락으로 태자를 즐겁게 해주려던 궁녀들의 지쳐서 잠든 모습이 어지럽게 표현된다.
국왕은 한편으로는 태자를 즐겁게 하여 출가를 막으로 하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경비를 튼튼히 하여 출가를 막으려 하였으나, 태자의 굳은 출가 결심에
신들이 도움을 주어 모두 잠들게 하였고, 싯다르타 태자의 나이 스물아홉이 되던 해
2월 8일 밤에 출가를 실행한 설화를 나타낸 것이다.
다섯 번째 설산수도상도(雪山修道相圖) - 설산에서 수도하는 장면
마가다국의 우루밸라 숲에서 먹고 자는 것도 잊은 채 수행하는 고행의 수도자상을 표현한다.
처음 태자가 출발하여 도착한 곳이 표현되는데, 그곳에서 삭발을 하고 왕자의 복장에서 수행자의 옷으로 바꾸어 입는 장면이 묘사되며,이 때 정거천과 제석이 머리를 깎아 주고 옷을 바치는 장면이 그려진다.
여섯 번째 수하항마상도(樹下降魔相圖) -보리수 아래서 마구니를 항복시키는 장면
싯다르타가 35세 되던 해 깨달음을 이룬 자, 즉 붓다Buddha가 된 섣달 초여드레 새벽녘을 묘사한다.
석가가 성도 후 온갖 마군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그들로부터 항복을 받아내는 모습은
당시인도 사회에 있어 사상계의 대립 양상을 상징화한 것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석존 자신의 내부 갈등을 이겨낸 것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일곱 번째 녹원전법상도(鹿苑傳法(相圖) -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포교하는 장면
석존이 보리수 아랫니서 정각을 이룬 이후 녹야원에서 행한 최초설법을 나타낸다.
항마촉지인을 결하고 정좌한 여래상 앞에 교진여 등 다섯 비구상이 배열된다.
여덟 번째 쌍림열반상도(雙林涅槃相圖) -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에 드시는 장면
석가세존께서 순타에게 마지막 공양을 받으시고 80세에 열반에 들게 되자
불제자들이 열반상을 둘러싸고 슬퍼하는 광경, 시신을 화장하고 사리를 분골하는 장면 등이 묘사되고 있다.
대좌 위에는 와상의 여래상이 자리하고 있는데, 세존이 쿠시나가라성 니련선하 언덕의 사라쌍수(沙羅雙樹) 사이에서
머리는 북쪽에 두고 얼굴은 서쪽을 향하게 하였으며,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둔 상을 취한다.
그 주변에는 수많은 보살과 성문 제자들이 괴로워하며 제석, 대범, 사천왕, 역사, 금강, 영왕 등의
신중상들이 슬퍼하는 모습이 표현된다.
6. 아미타내영도(阿彌陀來迎圖)
아미타불은 무량수불(無量壽佛), 무량광불(無量光佛)이라고도 한다.
서방극락정토의 교주로 인간이 수명을 다하면 중생의 근기에 따라 극락세계로 인도해 가는 분이다.
아미타불의 좌우 보처로 관음과 세지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7. 극락구품도(極樂九品圖) - 고양시 흥국사
극락에서의 법회(法會)를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아미타불을 주존으로 행위의 높고 낮음에 따라
극락정토에 태어나는 자들의 아홉 가지 차별[九品]을 극락회상도로 표현하고 있다.
극락정토는 모든 번뇌를 여의고 욕계, 색계, 무색계의 삼계를 뛰어넘는 안락하고 지극히 평정한 곳을 말하며,
모든 불 . 보살들의 한량없는 공덕의 과보로 나타나는 곳으로 이 사바세계에서 서방으로 10만억 불토(佛土)를 지나 있다.
현재 아미타불이 그곳에서 설법하고 있는데, 거기서 태어난 자는 고통이 없고 오직 즐거움만 있으므로 극락세계라고 한다.
8. 관무량수경변상도(觀無量壽經變相圖)
줄여서 관경변상이라고 부른다.
아미타불이 극락정토에 대한 왕생을 설하는 장면과 정토왕생을 위한 16관법을 도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아미타불과 서방정토를 마음으로 관(觀)하는 방법을 말하며,
이것을 통해 서방극락정토가 우리 눈앞에 장엄하게 펼쳐지게 된다.
아미타불화는 아미타부처님이 봉안되는 극락전 . 무량수전의 후불탱화로 조성된다.
이 불화는 석가여래불화. 비로자나불화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그려졌다.
부처의 본원력(本願力)에 의지하여 정토왕생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 불교의 교법이 곧 정토사상이다.
본래 정토란 말은 여러 불보살들이 사는 곳을 가리킨다. 엄한 계율생활과 수행으로
득도하려는 선종(禪宗)과는 달리 부처의 본원을 믿고 오로지 아미타불의 이름을 외우기만 하면 즉시
정토에 왕생하여 불퇴전의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신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때 원광. 자장. 원효대사 등에 의해 전개되면서 전성기를 이루었다.
전남 구례 천은사 극락전에 봉안된 아미타불화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아미타극락회상도이다.
1776년(영조 52)에 신암 등 14명의 화사에 의해 조성된 이 작품은 중앙에
아미타부처님이 좌상으로 배치되어 있고 좌우에 8대보살상이, 하부에 사천왕상이,
상부에 10대 제자 가운데 8명의 제자상과 화불(化佛)이 묘사되어 있다.
이 탱화는 등장인물마다 명호를 적어놓아 아미타불화의 구성 방식 및 조선시대 불화의 도상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
9. 미륵불화 - 미륵하생경변상도(彌勒下生經變相圖)
미륵부처님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륵탱화는 용화전의 후불화로 봉안된다.
미륵불은 석가모니불 열반 후 56억 7000만 년이 지나 미륵정토인 도솔천으로부터 내려와
현세에 출현한다는 미래불이다.
미륵불(彌勒佛)은 수미산 상단 도솔천에 주재하는 보살로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입멸하고
약 56억 7천만 년 후에 사바세계의 용화수 아래로 내려와서 성불하고
아직 구제받지 못한 중생들을 제도한다는 부처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륵불을 미래불이라고 한다.
따라서 미륵신앙은 예언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구원론적인 구세주의 현현(顯現)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륵신앙은 미래의 희망이라는 측면에서 일찍이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의 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미륵불이 건설할 용화정토의 세계를 도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륵불과 협시보살, 제자, 4천왕, 8부신장 등이 묘사되고, 천녀들과 타방불이 위치하고 있으며,
본존(미륵)의 육계로부터 뻗어 올라간 서광과 천상세계, 즉 미륵불이 하생하기 전의 도솔천궁의 장면을 많이 그린다.
미륵불화가 모셔지는 전각으로는 용화전, 미륵전이 있는데,
그 사원에서의 주불이 미륵이 될 경우에는 ‘용화전’이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부속전각으로서의 ‘미륵전’이 된다.
10. 약사불회도(藥師佛會圖) - 통도사 약사불회도(1775년, 비단에 채색)
약사불화는 질병 치료의 원을 세운 약사부처님을 묘사한 그림으로 약사전에 봉안된다.
동방 정유리세계의 주존이신 약사여래는 12대 대원(大願)을 발하여 중생의 질병 치료,
수명 연장 및 현세적 복락을 누리게 하는 부처님이다.
따라서 일찍이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대중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약사신앙은 복덕과 장수, 건강과 행운을 기약하는 타력적(他力的)현세이익신앙이기 때문에
민간신앙으로서 널리 유행되었다. 신라에서는 755년(경덕왕 14) 경주 분황사에 약사여래상을 안치하였고,
그 후로도 약사여래상의 조형이 많이 이루어졌다.
약사전의 약사불상 뒤에 후불탱화로 모셔지기도 하고, 대웅전 주불인 석가모니불화를 중심으로
그 좌우에 아미타불화와 약사불화가 모셔지는 석가삼존도 형식으로 모셔지는데,
이러한 형식은 대승불교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선시대 후기에 많이 조성되었다.
약사신앙의 시작은 달마 굽타가 <불설약사여래본원경>을 번역하면서부터였다.
11. 열반도(涅槃圖)
열반(涅槃)이란 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Nirvana에서 온 말로, 원래 “불어서 끈다”는 뜻으로
번뇌의 불을 끈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열반은 탐욕[貪]의 소멸이며,
노여움[瞋]과 어리석음[痴]이 소멸됨을 뜻한다. 적정(寂靜), 적멸(寂滅)이라고도 한다.
시작이 없고, 변화가 없고, 소멸하지 않고, 파괴되지 않고, 전생(轉生)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8그루의 나무가 서 있는 사라숲을 배경으로 비통에 잠겨 있는 사부대중과 천룡팔부,
짐승과 미물들이 슬퍼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떠나실 때까지 중생들을 염려하면서
“법을 등불 삼을 일이지 남을 등불 삼지 마라. 자신을 의지처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아 오직 정진하라”
고 말씀하고 계신다.
12. 괘불(掛佛) - 용흥사 괘불탱, 삼베 채색, 1684년
괘불은 불교회화 가운데에서도 매우 독특한 영역을 차지한다.
법당 내부에 현괘되는 일상적인 불화가 아니고 특별한 행사시 옥외에 높이 봉안되어
의식을 집행하는 것이므로 일반 불화와 차이를 지닌다.
즉, 행사시에 전각의 외부에 단을 마련하여 정죽(幀竹)에 걸고서 법회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영산회상의 장엄한 종교적 분위기를 대형 괘불로써 표현하였다는 것은 민중을 대상으로 한 대형 집회,
즉 대중 불교적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다.
사월 초파일 등의 큰 행사가 있을 때 옥외에 걸고 행사를 치르거나
재를 지내는 용도 등 주로 대중 집회에서 사용된다.
괘불이 많이 쓰이는 불교의식 중 하나로 영산회가 있는데,
<법화경>의 설법처인 영산회상을 하나의 의식절차로 구성해 재현하는 의식이다.
<전통불화의 脈 그 실기와 이론> 곽동해 지음 중에서 - 학연문화사
<탱화, 그림으로 만나는 부처의 세계> 김의식 지음 중에서 - 운주사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