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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김동리 선생께서 가르쳐주신 문장론의 제1조건 "거짓말하지 말라"

무한대자유 2017. 7. 23. 16:51



이 신문기사 제목을 보면서 내 스승 김동리 선생을 떠올렸다.

스무살 난 내게 가장 먼저 가르치고, 대학원 마칠 때까지 강조하신 문장론이 "거짓말하지 말라."다.

중앙대 문예창작과 내 동기 38명은 아마도 김동리 선생 시간을 가장 두려워 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어린 나이에 "기온이 삼사십 도를 오르내리는 더위 속에서..."라고 쓴 내 방학숙제 글에 김동리 선생은 "실제로 가장 높은 기온은 얼마였나?"고 물으셨다. 당황스러웠다. 심십도를 넘은 것까지는 아는데 실제로 몇 도까지 올라갔는지 나는 아는 바가 없었다. 식은땀이 흐르도록 "거짓말해서는 안된다."는 선생님의 꾸지람을 들었다. 


사진의 제목에서 "꽃만"은 "꽃을"이어야 한다. 김동리 선생이 보셨으면 "손도 안대고 가사장삼 입었나? 밥 먹을 때는 숟가락 젓가락 안잡나? 왜 손으로 꽃만 만졌다고 거짓말 해?" 이러실 것같다.

물론 사소한 일이다. 대충 써도 독자들은 알아듣는다.

하지만 김동리 선생께서는 소설가 시인이 되겠다면서 거짓말을 쓰는 버릇을 버리지 않으면 절대로 안된다고 강조하셨다. 기자로 일한 친구들도 선배들로부터 맨 먼저 교육받은 것이 사사건건 "팩트인가?"란 검증 과정이었다고 들었다.


거짓말하지 않는 글이 가장 좋은 글이다. 아니, 거기서부터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김동리 선생님의 아드님이신 김평우 변호사가 박근혜 전대통령을 변호하면서 궤변을 늘어놓아 내가 당황한 적이 있다. 그렇다고 하여 내 스승이 욕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출처 : 알탄하우스
글쓴이 : 알탄하우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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