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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오도시 悟道詩 I보우 普愚

무한대자유 2008. 5. 21. 09:52


      1. 오도시란?

      선승이 자신의 깨달음을 읊은 선시(禪詩)를 이르는 말.
      게송(偈頌)의 하나이다.
      게송이란 불교의 가르침을 함축하여 표현하는
      운문체의 짧은 시구를 말하는데,
      본래 게와 송은 같은 의미이다.
      이 게송 중에서 고승이 자신의 깨달음을 노래한 것이 바로 오도송이다.


      2. 悟道詩
      普愚

      一亦不得處 하나도 얻을 것이 없는 데서
      일역부득처
      踏破家中石 집 가운데 돌을 밝아 깨뜨렸네.
      답파가중석
      回看沒破寂 그런데 돌아보니 깨뜨린 자취도 없고
      회간몰파적
      看者亦已寂 돌아본 자도 없어 고요하도다.
      간자역이적
      了了圓陁陁 분명하고 둥글고 뚜렷하며
      료료원타타
      玄玄光爍爍 그윽하여 광명이 번쩍이니
      현현광삭삭
      佛祖與山河 부처와 조상과 산을
      불조여산하
      無口悉呑卻 입 없이 모두 삼켜 버렸네.
      무구실탄각

      고요한데 일천 가지가 그대로 나타나고
      움직이면서도 한 물건도 없구나
      없다 없다 이것이 무엇인가
      서리 온 뒤에 국화는 성성하도다

      조주의 옛 늙은이가
      앉아서 천성의 길을 끊었도다
      취모리(지혜의 칼)를 얼굴에 들이대니
      온몸이 빠져나갈 구명이 없구나
      사자가 뛰쳐나오자
      여우와 토끼는 자취를 감췄네
      뇌관을 쳐부순 뒤에
      맑은 바람이 태고로부터 불어 오누나

      -오도송 전문-
      3. 시 해석

      수양을 하고 있으나 깨닫지 못한 ,보우 자신의 마음 상태에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돌을 밟아서 깨뜨렸다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집’은 보우의 마음을 상징하고 있고
      ‘돌’은 번뇌를 나타내고 있다.
      돌을 깨뜨렸는데 깨뜨린 자취도 없고
      돌아봤는데 돌아본 자도 없다는 것은
      번뇌의 세계를 완전히 벗어남을 나타내고,
      보우가 허상에서벗어나서
      마음을 비워내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진다
      -일체가 적멸(번뇌의 세계를 완전히 벗어난 경지)된
      무심의 세계 표현- 자신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을
      광명이 번쩍인다고 표현하면서
      도를 깨우쳤을 때
      내 마음의 즐거운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부처와 조상과 산을
      입 없이 삼켜 버렸다는 것은
      깨달은 후의 나의 상태로,
      지혜를 얻고 나니 걸림이 없으며,
      내가 곧 부처와 조상과 다를 바가 없고,
      그들의 가르침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을 뜻한다.

      4. 보우의 생애 및 오도시에 관하여.

      보우는 고려말기의 승려로서 호는 태고(太古) 이고
      주요 저서로는 ‘태고 회상 어록’과 ‘태고 유음’이 있다.
      보우가 활동했던 고려 말기 14세기의 시대상황을 보자면
      공민왕 때 신돈의 횡포가 심했던 때로,
      왕도의 누적된 폐단, 정치의 부패, 불교계의 타락 들에 대해서
      개혁의 필요성이 절실한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보우는 선교일체론을 주장.
      선과 교를 다른 것으로 보던 당시의
      불교관을 바로 잡고 불교와 유교의 융합을 강조하였다.
      보우의 오도시는 전체가 세 부분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위의 부분은 보우가 19세 때 선을 탐구하기 시작해서
      감로사라는 절에서 정진한 후
      홀연히 깨달음을 얻어서 33세 때 지은,
      오도송의 첫 번째 부분이다.
      이것은 일체가 적멸된 무심의 세계를 나타낸 것인데
      그 뒤에 공부가 더 깊어 지면서 대상을 대하여도
      한결같이 움직이지 않는 부동심을 표현하였다.
출처 : 유니의 "셈페라 투스"
글쓴이 : 글라디올러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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